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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령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장착 시범사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. 최근 경찰청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140여명을 대상으로 3개월간 시범 보급해 운영한 결과, 급가속 등 페달 오조작이 의심되는 상황이 총 71회 발생했다. 오조작 판단 기준은 전·후진 시속 15km 이하에서 가속페달을 80% 이상 밟은 경우, 주행 중 급가속으로 엔진 회전수 4,500rpm에 도달한 경우 등이다. 이런 경우 미리 설치된 방지 장치로 비정상적인 가속을 원천 차단해 사고를 예방한다. 

 고령 운전자는 신체기능 약화와 인지기능 저하, 판단력 및 순발력 부족 등으로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가 늦어진다. 특히 치매, 뇌졸중, 시력 저하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운전 중 사고 위험성이 크게 높아진다. 이러한 징후가 반복되거나, 주변에서 우려를 표할 때는 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. 울산지역 고령 운전자도 지난해 기준 전체 운전자 수 77만3,774명 중 65세 이상이 10만5,298명으로 13.6%를 차지했다. 전체 교통사고는 최근 5년간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령 운전자에 의한 사고는 꾸준히 증가해 2024년 전체 교통사고의 20%를 차지했다. 

 고령 운전자 사고예방을 위해 교통카드나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대신 면허반납을 유도하는 제도가 시행된 지 5년이나 지났지만, 반납률은 여전히 2%대에 머무는 실정이다. 대중교통 불편함이 상대적으로 높은 도시 외곽의 고령 운전자는 선뜻 면허를 반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. 편의시설과의 거리, 개인적 업무 편의, 농사용 기계 사용 등으로 미뤄볼 때 아직은 반납할 때가 아니라는 인식이 높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. 

 이같은 현실을 감안할 때 이번 경찰청 시범사업은 그 괴리를 메워줄 것으로 판단된다. 어쩔 수 없이 운전해야 한다면 안전한 방지 장치를 설치해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차선책이다.  규제샌드박스사업으로 시작된 이번 사업이 빨리 정착돼 불의의 사고를 막는 안전장치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 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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